가치 투자
가치투자를 앞세운 운용사들이 성장주와 직접투자 선호 현상에 큰 도전을 맞았다. 대표 펀드들의 설정액 감소뿐만 아니라 가치투자 시대를 열었던 스타 펀드매니저 출신들의 퇴장이 이어졌다. 투자 패러다임 변화에 이들 운용사의 위기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예측이 있는 반면 성장주 거품이 걷힐 때 다시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9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가 최근 한국금융지주 측에 사의를 밝히면서 업계가 술렁인다. 2006년 창립 멤버이자 최고투자책임자(CIO)로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전성기를 이끌었던 인물인 데다 한국 주식 투자 시장에 가치투자 문화를 뿌리내리게 한 상징적인 투자자로 평가받는 까닭이다.
특히 그의 용퇴를 두고 가치투자 하우스 위기와 연결짓는 해석도 나온다. 현재 주식 시장은 확정되지 않은 미래 성장성을 바탕으로 높은 수익을 거두려는 성장주 투자가 각광을 받는다. 반면 측정 가능한 내재적인 가치에 집중하는 전통 가치 투자는 주식 시장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한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한국밸류10년투자증권투자신탁1호(주식)(모)’의 올해 수익률은 -0.08% 수준이다. KB자산운용 ‘KB 밸류 포커스 증권자투자신탁(주식)(운용)’과 신영자산운용의 ‘신영마라톤 증권자투자신탁(주식)운용’도 각각 4.66%, 14% 수익률을 보였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인 24.64%에 미치지 못한다.
성과가 나오지 않다보니 설정액도 감소세다. 한때 설정액이 1조원6000억원에 이르렀던 ‘한국밸류10년’ 펀드는 이달 8일 기준 3977억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 2015년 설정액이 1조원에 가까웠던 ‘신영마라톤’ 펀드 역시 최근 540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가치주 펀드 92곳에서 연초 이후 1조9148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성장주 펀드라 할 수 있는 4차산업 펀드, IT 펀드, 헬스케어 펀드 등에 자금이 각각 1169억원, 6647억원, 4268억원이 유입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자료=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 / 표=김은실 디자이너.
일부 자산운용사에서의 가치투자 관련 조직 축소 움직임도 차가운 현실을 반증한다. KB자산운용은 지난 9월 ‘밸류운용본부’를 ‘밸류운용실’로 축소 개편했다. 밸류운용본부는 KB자산운용을 가치투자 하우스로 부각시킨 최웅필 전 KB자산운용 밸류운용본부장이 이끌던 조직이다. 하지만 최 전 본부장이 퇴사를 결정한 이후 곧바로 조직 개편에 나섰다.
산업 구조 변화와 직접 투자자 증가에 따라 향후 가치주 투자를 내건 운용사들의 위기감은 더욱 고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4차산업과 친환경 등 구조적 성장이 예상되는 산업에 글로벌 자금이 몰리면서 성장주에 대한 프리미엄이 더욱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펀드를 가치 투자 통한 간접 투자보다는 직접 투자에 나선 투자자들이 많아지면서 운용업계는 전반적으로 수요 감소 우려에 놓였다. 이에 전통적인 가치 투자를 내건 펀드의 외면 현상은 더욱 짙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성장주의 버블 우려에 가치주가 다시금 각광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경우 성장주들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모든 기업이 결과를 내놓지 못해 결국 버블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가치주와 성장주를 깔끔하게 나눌 수는 없지만 성장주에 버블 우려가 생기고 그동안 내재가치 대비 주가가 많이 오르지 못했던 종목들이 주목받기 시작한다면 가치주 펀드들이 다시금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가치투자와 성장투자를 동시에 노릴 수 있는 ETF
가치투자와 성장투자는 둘 모두 장기 투자에 접근하는 방식이다. 수많은 학자와 투자 전문가들이 이 두 투자 방식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논의해왔다.
가치투자를 선호하는 투자자들은 내재가치보다 저렴한 가격에 주식을 매수하려 한다. 선구자로는 벤저민 그레이엄과 데이비드 도드를 꼽을 수 있으며, 워렌 버핏 역시 가치 투자자다.
뉴욕 대학교의 바루크 레브와 캘거리 대학교의 아눕 스리바스타바의 최근 연구는 다음과 같은 점을 강조한다:
"가치 투자 가치투자는 다이아몬드 원석을 찾아내는 것과 같다. 저가에 거래되는 가치주를 매수하고 고평가된 주식을 공매도하면서 주가가 펀더멘털로 인해 일시적으로 원래 가치보다 낮게, 또는 높게 평가된 주식을 손에 쥐는 것이다. 가치투자에서 주로 수익이 발생하는 것은 이런 주식들의 가격 반전에서다."
반면 성장주는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거래되며, 주가배수 역시 높은 편이다. 빠른 성장 속도를 자랑하며, 가용 가능한 현금을 사업에 재투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투자자들은 믿음과 인내심을 들인 만큼 주가 상승이나 자본이익이 돌아오기를 기대한다.
하버드 대학교의 존 캠벨과 그 동료들은 "성장주는 단순히 '인기'가 높은 주식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이들의 연구에서는 성장주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현금흐름과 낮은 부채 수준이 중요하며, 경기에 민감하지 않을수록 유리하다는 점 등을 강조한다.
성장주는 지난 1년 사이의 증시 반등세를 초기부터 이끌어왔다. 하지만 최근 몇 개월 사이에는 가치주로의 전환도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노련한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에 가치주와 성장주 양쪽 모두를 포함해야 한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오늘은 두 투자방식 사이의 간극을 이어주는, 장기 투자에 적합한 ETF를 소개하려 한다.
Barron’s 400 ETF
현재 가격: $58.49
52주 가격 범위: $37.80 - $59.79
배당수익률: 0.85%
운용보수율: 0.65%
Barron's 400 ETF (NYSE: BFOR )는 성장과 가치, 수익성, 그리고 현금흐름을 기준으로 폭넓은 미국 기업에 대한 노출도를 제공한다. 2013년 6월부터 거래되기 시작했으며, 전략적인 변화를 거쳐 소형주의 비중을 높였다.
BFOR은 Barron’s 400 지수 를 추종하며 반기에 한 번 조정을 거치는 동일가중 펀드다. 408개 종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상위 10개 종목이 총 자산 1억 3,760만 달러의 3.32%를 차지한다.
가장 비중이 높은 섹터는 금융(19.52%)으로, IT(18.59%)와 경기소비재(17.05%), 헬스케어(14.66%), 그리고 산업(13.59%)이 그 뒤를 잇는다.
상위 종목으로는 반도체 대기업 엔비디아(NVIDIA, NASDAQ: NVDA )와 바이오제약 기업 캐털리스트 파마슈티컬스(Catalyst Pharmaceuticals, NASDAQ: CPRX ), 총기업체 스미스&웨슨 브랜드(Smith & Wesson Brands, NASDAQ: SWBI ), 애프터마켓 자동차 부품 공급 업체인 엑스펠(Xpel, NASDAQ: XPEL ), 디지털 기술 및 엔지니어링 솔루션을 제공하는 이팸 시스템즈(EPAM Systems, NYSE: EPAM ), 그리고 말초혈관질환 치료에 쓰이는 의료기기를 공급하는 르메이트르 가치 투자 배스큘러(LeMaitre Vascular, NASDAQ: LMAT ) 등이 있다.
2021년에 들어서는 18% 가량 상승했으며 6월 초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52주 사이의 수익은 49%를 넘어선다. 구성 종목 중 상당수가 최근 강세를 보였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조만간 이익 실현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BFOR은 섹터 다각화와 유동성을 제공하는 ETF로, 관심이 있는 투자자들이라면 이익 실현이 일어난 뒤 저가 매수를 노릴 수 있을 것이다. 미국 경제 회복에 따라 강세를 보일 종목들로 구성되어 있으니 시장 전반에 투자하기를 바란다면 고려할 만한 선택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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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6월 4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Investing.com -- 최근 우리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녹색채권 상장지수 펀드(ETF)에 투자하는.
개인들이 테마주에 열광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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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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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토퍼 브라운의 투자 철학을 익히자.
- 내재가치를 평가하고 그것보다 싸게 사라!
- 내재가치란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합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주가가 왜 싼지 살펴보라. 악재가 해소될 수 있는가?
- 16가지 체크리스트를 활용해 기업을 검증해보자.
이 책의 저자 크리스토퍼 브라운(1946~2009)은 ‘트위디, 브라운’에서 40년 가까이 일하면서 가치투자 철학을 토대로 펀드를 운영했다. 크리스토퍼 브라운은 1993년부터 밸류 펀드와 글로벌 밸류 펀드를 운용했는데 둘 다 시장 평균을 상회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크리스토퍼 브라운이 일했던 ‘트위디, 브라운’은 1920년에 설립됐다. 창업자인 포레스트 버윈드 트위디가 거래량이 적은 기업의 주식 거래를 중개해주기 위해서 만들었다. 벤자민 그레이엄이 이 회사의 주요 고객이 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비인기주식을 좋아했던 그레이엄의 특성상 ‘트위디, 브라운’같은 회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출처: 트위디, 브라운 홈페이지)
‘트위디, 브라운’은 벤자민 그레이엄을 통해 굵직굵직한 투자의 대가들과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그레이엄의 제자이자 그와 함께 일하기도 했던 월터 슐로스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레이엄이 은퇴하자 월터는 자신의 투자회사를 차렸는데 ‘트위디, 브라운’의 사무실 한쪽에 책상 하나를 놓고 거기에서 일했다.
월터는 ‘트위디, 브라운’에 톰 냅을 소개시켜 주었다. 톰 냅은 ‘트위디, 브라운’의 파트너로 합류했다. 이후 ‘트위디, 브라운’을 주식 중개회사에서 자산운용사로 바꾸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워렌 버핏도 ‘트위디, 브라운’의 주요 고객이 되었다. ‘트위디, 브라운’은 가장 탁월한 세 명의 투자자, 벤자민 그레이엄, 월터 슐로스, 워렌 버핏을 상대로 주식매매를 중개하는 영광을 누렸다.
크리스토퍼 브라운이 ‘트위디, 브라운’에 합류한 때는 1969년이다. 본래 동유럽언어를 전공했지만 아버지의 뒤를 이어 ‘트위디, 브라운’에 입사했다. 1974년에 이사가 되었고, 1993년부터 펀드를 운용하기 시작했으며, 2007년에 은퇴했다. 이 책은 은퇴 직전인 2006년에 출간됐는데 시점이 아슬아슬했다. 불과 3년 후인 2009년에 심장마비로 사망했기 때문이다. 그의 나의 62세였다.
크리스토퍼 브라운 (출처: 월스트리트저널)
책 내용은 간단하다. 1장에서는 가치투자의 기본 원칙을 소개하고, 2장에서는 가치주를 찾는 노하우, 3장은 해외투자에 대해서 설명하고, 4장에서는 소소한 팁(투자자의 마음가짐, 펀드매니저 고르는 법 등 소소하다라고 하기엔 너무나 값지다)을 공유했다.
가치투자를 처음 접하는 입문자라면 1장이 가장 의미 있는 챕터이다. 1장은 다음의 소제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위의 소제목은 아래의 중심 내용으로 요약할 수 있다.
브라운은 내재가치를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기업의 내재가치란 은행 입장에서 보면 담보물(자산)의 가치와 채무자가 벌어들이는 소득(이익)의 가치를 합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가치투자의 개념을 깨우쳤다면 실제로 기업을 골라야 하는데, 이 때는 2장이 유용하다. 주식시장 전체나 특정 산업이 어떠한 악재로 하락할 때 기회가 생긴다. 기업 내부자들이 사는 기업도 주시해야 한다. 이러한 기업은 쉽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찾고, 찾고, 또 찾아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싼 게 비지떡일 수도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이럴 때는 주가가 왜 싼지 살펴보고 악재가 있다면 해소될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주가가 왜 싼지 살펴보라]
- 주가가 싼 가장 기본적이고 치명적인 이유는 부채가 많기 때문이다.
- 실적이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에 미달해 주가가 하락한 경우도 있다.
- 경기변동 때문에 주가가 떨어질 수도 있다.
- 노동문제 때문에 주가가 떨어질 수도 있다.가치 투자
- 주가가 하락하는 또 다른 이유는 경쟁심화 때문이다.
- 산업 자체의 쇠퇴도 치명적인 주가 하락의 원인이다.
- 주가가 하락하는 가장 위험한 이유는 아마도 분식회계 같은 기업의 부정행위일 것이다.
가치주라고 생각되는 기업을 골랐다면 브라운이 제시한 16가지 체크리스트를 활용해 검증해보자.
[16가지 체크리스트]
- 이 기업이 판매하고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격 전망은 어떤가? 이 기업은 가격을 올릴 수 있는가? 비용이 늘어나지 않는다면 가격을 1달러 올릴 때마다 세전이익도 1달러씩 늘어날까?
- 이 기업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더 많이 팔 수 있는가? 판매 전망은 가치 투자 어떤가? 마진이 변함없이 유지된다면 판매량이 10% 늘어날 경우 매출총이익(매출액-매출원가) 역시 10% 늘어나게 된다. 다른 비용이 올라가지 않는다면 세전이익도 이만큼 늘어날 것이다. 이 기업은 이것이 가능한가?
- 기존 매출 수준에서 이익을 더 늘릴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 매출총이익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율, 즉 매출액총이익률 전망은 어떤가? 상품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이나 사업구성 등이 바뀔 경우 매출액총이익률이 얼마나 높아질 것인가? 또는 얼마나 낮아질 것인가?
- 생산과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는 비용을 관리할 수 있는가? 판매비, 관리비, 일반경비 등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앞으로 높아질 것 같은가, 낮아질 것 같은가? 최근 비용구조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가? 변화가 있었다면 무엇이 바뀌었는가?
- 매출액이 늘어났다면 늘어난 매출액 중 어느 정도가 이익이 되는가?
- 앞으로도 현재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가? 최소한 경쟁업체만큼의 수익성은 유지할 수 있는가?
- 미래에는 지출하지 않아도 되는 일시적인 비용이 있는가?
- 적자를 내고 있어 정리해야 할 사업이 있는가?
- 기업 경영진이 애널리스트들의 실적 전망에 편안하게 반응하는가?
- 이 기업은 향후 5년간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가? 미래 성장은 어떤 방법으로 성취할 수 있는가?
- 이 기업은 사업으로 벌어들인 현금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주주들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하고 남은 이익은 이익잉여금으로 회사 내에 유보된다. 이 기업은 이익잉여금으로 무엇을 할 계획인가?
- 이 기업은 경쟁업체가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알고 미리 대비하고 있는가?
- 같은 산업에 속한 다른 기업과 비교할 때 재정적인 상태는 어떤가?
- 이 기업은 매각하면 어느 정도의 가격을 받을 수 있을까?
- 자사주 매입 계획이 있는가?
- 주요 주주나 임원이 주식을 사고 있는가?
굳이 가치주를 국내에서만 찾을 필요는 없다. 해외로 눈을 돌린다면 더욱 많은 가치주를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다. 3장에서 브라운의 조언을 구할 수 있다. 해외 주식에서 성공하려면 해당 국가의 회계기준을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환율로 차익을 얻으려는 생각은 위험하다. 환율은 예측하기가 매우 어려운 변수기 때문이다. 또한, 정치, 사회적으로 안정되어 있는 선진국에 투자해야 한다. 정부 정책의 변화, 정치 리스크에 대해서는 안전마진이란 것이 없기 때문이다.
4장에서는 투자자의 마음가짐에 대해서 중요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상 깊었던 글귀를 아래에 적어 두었다.
“주식에 투자해 얻는 수익률의 80~90%는 전체 투자기간의 2~7%라는 짧은 기간에 발생한다.”
“가치투자를 하려면 또한 투자자들 대부분이 원치 않는 주식을 살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대다수가 원치 않는 주식은 뭔가 흠이 있다. 대중들의 눈 밖에 난 주식이다. 그렇지 않으면 왜 주가가 싸겠는가?”
“지나친 자신감도 가치투자를 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한다. 투자자들이 기다리지 못하고 주식을 자주 샀다 팔았다 하는 이유는 다른 주식으로 갈아타면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자신하기 때문이다. … 그러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는 투자자들은 남보다 자주 매매하면서 수익률은 더 낮은 경향이 있다.”
“보유하는 주식을 교체해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없는 투자자들은 묵묵히 기다리게 된다. 따라서 매매빈도는 투자자 개인의 자신감과 직접적으로 연관된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자주 매매하는 투자자들은 더 위험한 주식을 사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배가 암초에 부딪혀 좌초하기 직전에 배에서 탈출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하는 사람들처럼, 위험한 주식을 샀다 팔았다 하며 수익을 높이려 한다. 파스칼이 말했듯 “사람들의 문제는 대개 혼자 조용히 앉아 있지 못하는 것에서 발생한다.””
지금까지 크리스토퍼 브라운과 그가 몸담았던 회사 ‘트위디, 브라운’, 그리고 책 내용을 간단히 정리했다. 브라운은 그레이엄의 가치평가 방식을 이어 받아 자산가치를 중시하는 투자자가 되었다. 그리고 그 방식을 통해 시장을 상회하는 수익을 꾸준히 달성해 왔다. 하지만 책 말미에도 가치 투자 밝혔듯이 수익과 성장에 초점을 둔 가치평가 방식을 받아들였다. 워렌 버핏이 그랬듯 그 역시 진화하는 투자자의 자세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내재가치보다 싸게 산다는 원칙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 단지 내재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이 바뀌었을 뿐. ‘내재가치를 무엇으로 정의하고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가?’ 이것이 가치투자자들에게 주어진 과제가 아닐까.
가치 투자
투자 비즈니스와 같이 늘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분야에서는 사실상 학습곡선이 끝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주식시장의 희망적 요소이자 절망적인 부분이다. 새로운 정보의 끊임없는 유입은 과거에 누구도 본적이 없는 새로운 환경을 창조한다. 그러나 오랫동안 관심 있게 살펴보면 시장의 특성을 어느 정도는 파악할 수 있다.
저자의 투자 스타일은 철저히 낮은 'PER = Price Earning Ratio = 주가수익비율(손익분기점이라 보면 됨)' 을 찾아서 시장의 지배적인 의견과는 다른 길을 가는 것이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그저 군중과는 반대되는 행동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즉, 오기나 똥고집과는 구별해야 한다.
또한, 저PER 종목이라 할지라도 성장성이 부족하여 바닥에서 머무르는지? 아니면 대중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여 저평가된 것인지를 구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그는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이런 주식들을 검색했으며, 숙제를 마치지 않고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기술적인 부분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현명한 판단과 그 의지를 고수하려는 마음가짐. 말은 그럴싸하지만 현실에서 이를 실천하기란 몹시 어려운 일이다. 대다수의 시장참여자들이 한 방향으로 몰려갈때 이를 거부하고 자신만의 의견을 지키기란 무척이나 힘들다. 비웃음과 조롱, 고독감을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단칼의 경험이 비록 미흡하기는 하지만, 대체로 보면 주식시장은 성장주가 각광받는 시기가 있고 가치주가 주목받는 기간이 있다. 이러한 관점의 변화는 시장참여자들의 심리가 어디로 움직이느냐에 달려있다. 이와 같은 주도권의 변화는 대략 2 ~ 5년 정도에 걸쳐 바뀌고는 한다.
그리하여 각 순환주기의 말기에 가면 시장은 거품이 휩싸이게 된다. 최근의 예를 들어보자면, 2000년 초반의 닷컴버블이 그러하다. 당시는 새 천년의 개막과 더불어 인터넷이 모든 것을 바꾸리라는 생각이 사람들을 지배하고 있었다. 워런 버핏과 같은 대가의 말은 씨도 먹히지 않았으며 이미 한 물간 인물로 여겼다.
그러나 광기의 끝은 수많은 IT 기업의 몰락을 가져왔고 저PER 주가 다시 빛을 발하는 계기가 되었다. 상승과 하락은 지구가 태양의 둘레를 공전하듯이 자연스러운 것이며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이다. 이러한 역사를 잘 알고 있었던 네프는 저평가된 종목을 --거의 모든 업종에 걸쳐서-- 매입하여 3 ~ 5년 정도 보유후 매각했다.
존은 가치투자를 기본으로했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었다. 전체적인 시장상황도 고려했으며, 경제성장률과 입풀려 같은 거시경제 변수도 놓치지 않았다. 또한 여론의 흐름도 세밀히 관찰하여 역행투자자로서의 면모도 갖추었다. 게다가 상향식/하향식 접근도 병행했다.
특히나 하향식 투자는 인플레이션에 민감하기 때문에 이에 대처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물가상승이 작을 경우에는 문제될 게 없지만, 두 자릿수로 요동칠 때에는 투자자가 애써 계산한 (상향식)수익률이 심각하게 훼손된다. 또한 과도한 입풀려는 고정수입 노동자들의 수익을 감소시켜 경제에 큰 위협으로 작용한다.
그는 다양한 상황을 고려하고 그에 걸맞는 전술을 선택해서 수익률을 높였다. 자 그럼 분석의 구체적인 방법을 하나하나 살펴보자. 먼저 낮은 주가수익비율(PER) 이다. 사람들의 외면을 받는 종목은 대개 헐값에 거래된다. 왜냐하면 가치 투자 투자자들의 과민반응은 주가를 필요이상으로 하락시키는 요인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네프가 선택한 종목들은 대개 시장평균보다 40 ~ 60% 정도 PER이 낮았다. 그런데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실제로 성장 가능성이 낮아서 그렇게 된 것인지? 아니면 과소평가에 의한 것인지를 구별해야 한다. 이는 상당히 어려운 가치 투자 일이다. 이를 단칼이 쉽게 풀어보겠다.
먼저, 주가수익비율이란 무엇인지부터 알아보자. 간단히 말해서 '원금 회수까지 걸리는 시간과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기대성장률' 을 뜻한다. 따라서 전자의 개념으로는 낮을 수록 좋다 할것이며, 후자의 시각에서는 높은 값을 선호하게 된다.
그러나 여기에는 주의해야 할 점이 여러가지 있는데, 다음과 같은 두 회사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2011년 회계연도의 두 기업(단칼에셋과 무딘칼)을 비교해보면 각각의 PER은 15배와 8배가 나왔으며, 순이익은 5조로써 큰 차이가 없다. 반면에 주가는 대략 76만원과 40만원으로 단칼에셋이 더 비싸보인다. 그런데 2012년에 와서는 매출액이 각각 7조7천억과 5조7천억으로 집계되었다.
이에 따라 시장가는 약 79만원과 77만원을 기록했으며 그사이 무딘칼은 성장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이용해서 주식수를 30만주나 늘렸다. 이렇게 분위기가 달구어지면 증자와 함께 물량을 늘리는 것 또한 성장주에서 종종 발생하는 특징이다. 그리하여 주가수익비율은 10배와 18배가 되어 단칼에셋이 저평가 된다.
게다가 시류를 쫓아서 인기주만을 탐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주가는 터무니없이 상승해 버린다. 이 경우 2012년 시장의 평가는 79만원과 77만원으로써 비슷한 수준이지만 2011년과 비교해서 보면 무딘칼의 경우 거의 2배(약 40만원에서 78만원으로)나 뛰었음을 알 수 있다.
이렇듯, 매출액과 주가, 그리고 대중들의 선호도와 수급에 의해서 평가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그 원인과 배경을 잘 따져봐야 한다. 여기에서 또 한가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대개의 성장주들은 이익의 폭이 매우 변덕스럽다는 점이다.
즉, 어떤 해에는 무리한 투자로 적자를 내었고 다음 해에는 겨우겨우 흑자로 돌아섰지만 은행금리보다도 못한 수익성이었으며, 삼년 째에는 경제성장률에도 못 미치는 이익을 내었다면 투자자들의 실망감은 큰 폭의 주가하락을 야기시키게 된다. 특히나 경쟁이 치열한 구조에서는 높은 PER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반대로 저PER 종목은 애초부터 높은 성장은 기대하지 않았기에 홀가분하게 시작할 수 있다. 바꿔 말해 앞으로의 발전가능성이 크고 이에 따라 매출액 증대화 함께 펀더멘털 개선의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게다가 투자자의 외면은 기업가치에 비해 저평가 된 상태로 머무르게 한다.
그 뿐인가? 바닥권에 있는 주식은 어떤 돌발악재가 터진다고 해고 그 하락폭이 미미한 수준에 그칠 수 있다. 이처럼 낮은 주가수익비율은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다. 자, 그런데 이와 같은 투자법은 실천하기가 굉장히 어렵다. 무엇보다 인간의 본성에 역행해야 하며 극도의 인내심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시장이 투기열풍에 휩싸여 돌아갈때 나 혼자만 그 영향에서 초연할 가치 투자 수는 없다. 그렇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현명한 판단을 내리기 위해 올바른 지식을 습득해야 하며, 무엇보다 경험을 통한 내공증진은 필수적이다. 그렇게 하면 대가 까지는 몰라도 고수의 경지에는 이를 수 있다고 단칼은 생각한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사진=AP·연합뉴스]
최근 증시 주도주가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바뀌느냐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가치투자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가치주는 실적이나 자산과 비교해 주가가 저평가된 주식을 말한다. 금융, 항공, 에너지 등 경기순환에 민감한 업종에 쏠린 가치주는 지난 10년 내내 기술주로 대표되는 성장주에 밀려 빛을 보지 못하다가 지난주 코로나19 백신 기대감에 급등세를 연출했다.
그러나 한켠에선 가치주의 판단 기준을 두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공장, 사무실, 기계가 주축이 되던 산업시대에서 소프트웨어, 아이디어, 브랜드, 노하우가 더 중요해진 디지털시대로 접어든 현재 보유자산, 현금흐름, 실적을 토대로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방식이 여전히 유효하냐는 물음이다.
이런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은 기업의 내재가치가 더는 예전의 방식으로 포착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14일자 최신호에서 달라진 경제환경에 맞게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을 업그레이드할 때가 온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물간 가치투자?
가치투자는 지난 한 세기 시장을 지배한 투자철학이다. 뿌리는 1930~40년대 벤저민 그레이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가치투자의 아버지' 그레이엄은 떠들썩한 선전이나 일시적 감정에 휘둘리던 당시 투자자들에게 기업 재무제표를 토대로 적정주가를 식별하는 과학적 분석을 제안했다. 주가에 낀 '공포와 탐욕'을 걷어내고 실재하는 기업가치를 보라는 제안이었다.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가치주를 가늠하는 대표 지표가 됐다.
이후 가치투자가 수십년 동안 이어질 수 있었던 건 그레이엄의 제자 워런 버핏의 공이 컸다. '투자의 귀재'로 유명한 버핏은 그레이엄의 생각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접목시킨 투자철학으로 세계 최고 부호 반열에 오르면서 가치투자를 가치 투자 대중화했다. 1964년 논란 속에서도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주식을 과감히 매입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닷컴버블이 한창일 때 기술회사들을 멀리했던 것은 가치투자자 버핏의 전설적인 일화로 전해진다.
러셀3000지수 10년 총수익 추이(2010년 11월 1일=100 기준, 위부터 성장주, 전체지수, 가치주)[자료=이코노미스트]
문제는 가치투자 성적이 예전만 못하다는 점이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가치투자 성적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 시가총액 기준 3000대 미국 상장기업이 포함된 러셀3000지수에 따르면 10년 전 1달러를 가치주에 투자했다면 현재 2.5달러로 불어났을 것이다. 250%의 수익률이다. 그러나 이는 증시 전체 수익률인 345%나 가치주를 배제했을 때 수익률인 465%에 한참 못 미친다. 대부분의 가치투자 포트폴리오가 미래보다 과거에 집착해 기술의 부상을 놓친 탓이다.
물론 가치투자자들은 지금까지 가치주가 외면받은 건 증시에 낀 버블 때문이고 결국엔 자신들의 투자철학이 옳았음이 증명될 것이라고 항변할 수 있다. 가치주가 마지막으로 지금만큼 가치 투자 괄시받았던 게 1998~2000년이고 이후 닷컴버블이 터진 것도 사실이다. 오늘날 증시는 실제로 무척 고평가된 것처럼 보인다.
◇가치평가 방식 바뀌어야
그러나 그동안 경제는 두 가지 커다란 변화를 겪었으며 기존의 기업가치 평가방식은 이런 변화를 반영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변화 중 하나는 무형자산의 성장이다. 그레이엄 시대 경제의 중추는 유형자산이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기업을 독보적 지위에 올려놓는 것은 무형자산이다. 애플의 기술력이나 디자인, 구글의 검색 알고리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운영체제, 스타벅스의 브랜드 파워 등이 대표적이다. 회사의 노동력, 기업 문화, 출판 저작권도 전부 무형자산에 들어간다. 때문에 사업 가치가 무형자산으로 점점 기울어지는 시대에서 실적이나 장부가액을 바탕으로 기업의 내재가치를 판단한다면 그 지표에 대한 신뢰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이코노미스트의 지적이다.
또 다른 변화는 '외부효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외부효과란 기업의 행위가 다른 경제주체에 의도치 않은 비용이나 편익을 초래하고도 그에 대한 대가나 보상은 치르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일례로 환경을 오염시키는 행위는 부정적 외부효과에 해당한다. 오늘날 가치투자는 저평가된 자동차제조사나 석유생산업체를 더 담으라고 제안하지만, 이들 회사는 앞으로 탄소배출 규제가 강화하고 탄소세 부과가 확산할 때 큰 비용을 치를 위험이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경제가 변하면 가치평가에 대한 투자자들의 사고방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치투자가 안전해보이는 건 사실이지만 과거의 가치평가 방식으로 투자종목을 고르는 건 미래의 수익이 기대되는 종목이 아니라 호시절을 끝낸 종목일 공산이 크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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