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재로 진화하는 벽, 당신의 걸음이 달라집니다
우리는 매일 걷는다. 빠짐없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어딘가로 향한다. 출발지에서 목적지로 가기 위한 이동방법인 ‘걸음’은 세계에서 가장 조밀하고 방대한 대중교통 시스템을 자랑하는 서울의 시민들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오늘 아침, 혹은 저녁의 그 걸음걸음을 되새겨보자. 길거리에 나와있는 광고판, 쓰레기통과 화단 등의 공공시설, 게다가 같은 곳으로 향하는 수많은 발걸음들. 가뜩이나 비좁은 인도를 더 좁게 만드는 이러한 요소들은 ‘걸음’을 그저 출발지에서 목적지로 가기 위한 행위로만 한정 짓고 있다.
이번 아티클은 바로 이 ‘걸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려고 한다. 일상의 극히 일부분일 수도 있지만, 우리가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하나의 증거이기도 한 걸음에 대해서 말이다. 붐비는 도시에서 좀더 쾌적하게 걸을 수 있게 하는 가능성은 우리의 걸음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다. 이번 아티클의 주제, 바로 ‘벽’이다.
벽, 그냥 두자니 보기 싫고, 없앨 수는 없는 계륵
일상에서의 걸음이 지니는 의미를 알아봤으니, 이번에는 일상에서의 벽의 모습을 떠올려보자. 이를 통해 이번 아티클의 주제인 ‘걸음과 벽의 연결고리’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
벽: 집이나 방 따위의 둘레를 막은 수직 건조물
담: 집의 둘레나 일정한 공간을 둘러막기 위하여, 흙, 돌, 벽돌 따위로 쌓아올린 것
벽, 혹은 그와 비슷한 의미를 가진 담의 사전적인 의미다. 이처럼 벽은 무언가 보호할 것, 무언가 가릴 것이 있을 때 그 가치가 부여되는 수동적인 개체로서, 공간을 만들어내고 구분 짓기 위해 세워진다. 즉, 벽은 벽 너머에 있는 ‘어떤 것’과의 관계에서 철저히 객체에 입장에 서 있어왔다. 담벼락이나 집 내부의 벽뿐만 아니라,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도시의 벽’도 마찬가지다. 서울 길거리에 자리하고 있는 벽들을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회색이다. 그리고 전단지와 테이프가 어지럽게 붙은 모습이다. 물론 십여년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달동네 벽화들도 벽을 떠올렸을 때 생각나는 이미지이지만 그 역시도 ‘수동적’인 벽의 연장선상에 있다. 시민참여들의 참여를 통해 새 생명을 부여 받은 것은 벽에 그려진 ‘그림’이지 ‘벽’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처럼 그 태생부터 ‘다른 것’들로부터 시작된 벽. 다른 것들로부터 시작됐기에 자체적인 가치 없이도 서 있을 수 있었지만, 결국 그 서있음은 죽어있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벽의 진화, 새로운 가치를 부여받다!
그러나 최근 기술의 발전은 기존에 우두커니 서있기만 하던 벽의 모습을 변화시키고 있다. 사용자의 움직임을 인식하거나 실시간으로 SNS 상황을 보여주는 다양한 형태의 인터랙티브 월(Interactive Wall)이나, 벽 전체를 영상매체로 활용하는 미디어 월(Media Wall), 얼마 전 문을 연 서울시 신청사의 위치한 수직정원(Vertical Wall) 이라는 큰 카테고리 안에 다양한 형태의 새로운 벽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벽의 변화는 기존에 죽어있기만 하던 벽에서 살아있는 벽으로의 진화양상을 보여준다. 기존까지는 벽 너머에 있는 ‘어떤 것’과 ‘벽‘과의 관계만이 고려대상이었고, 결국 그 관계에서 ‘벽’이란 수동적일 수 밖에 없는 개체였다. 그러나 벽이 미디어, 정원, 인터랙티브 월 등의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삽입되면서 ‘어떤 것’과 ‘벽’ 만 존재하던 관계도에 ‘사람’이라는 제 3자도 등장하게 됐다. 그리고 새로운 상호작용의 대상을 만나면서 벽은 비로소 살아있을 수 있게 됐다.
이처럼 죽어있던 벽이 살아있는 벽으로 변화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바로 벽에 삽입된 기능이다. 벽 앞을 지나는 사용자들에게 효익을 줄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은 바로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 기능을 벽에 삽입하는 것이다. 벽은 어차피 그 곳에 서 있어야 하고, 사용자들은 그 앞을 지나가야 하기 때문에, 이 두 대상의 불가피성을 연결함으로써 상호 모두에게 최적인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즉, 기술 발전으로 인해 벽은 어떤 것으로든 변화할 수 있게 됐을 뿐만 아니라, 그 위치적 불가피성으로 인해 커다란 위치적 장점을 가진 시설물로 탈바꿈하게 됐다고 할 수 있다.
살아있는 벽, 살아나는 길거리
걸음과 벽의 의미를 알아봤으니 이제는 이 두 가지 주제를 연결할 순서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번 아티클은 도시 일상에서의 걸음을 개선시켜줄 벽의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벽이 가질 수 있는 새로운 기능 중에서도 걸음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기능은 바로 흡수 기능이다. 앞서 언급한 화단, 광고판, 표지판, 지하철 환기구 등은 그 자체로 분명한 공공 기능을 가지지만, 거리에 서 있기 때문에 보행 편의성을 트렌드가 나와있을때 저하시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들의 공공기능을 벽으로 흡수시킨 ‘Absorbing Wall’을 통해 아래와 같은 다양한 부가 효과들이 창출될 수 있다.
Absorbing wall (absorb+wall)
다른 도시 시설물들의 기능을 흡수해 자체적인 기능을 가지는 벽.
미디어, 인터랙티브, 에코 등과 관련한 다양한 기술을 통해 벽의 공공재로서의 전환을 목적으로 한다.
1. Work Well
우리가 매일 겪고 있듯이, 서울의 보행환경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수준으로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가뜩이나 좁은 트렌드가 나와있을때 인도에 나와있는 수많은 입간판들, 도시 조형을 위한 화단, 자판기, 교통신호 컨트롤 박스 등 필요한 것들이지만, 보행 편의성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기능들 중 일부만이라도 벽으로 흡수될 수 있다면, 인도를 넓히기 위해 차도를 좁히는 공사를 하지 않아도 될지 모른다.
2. Public
벽은 지금 서 있는 그 위치에 서 있어야만 하고, 수많은 시민들이 그 앞을 지나친다. 이러한 벽의위치적 특성과 불가피성은 벽 그 자체에게는 트렌드가 나와있을때 별다른 의미를 가지지 못하지만, 새로운 기능이 부여됨으로써 어떠한 시설물보다 큰 장점으로 치환될 수 있다. 더구나 그 앞을 지나치는 시민들과의 접촉을 1차 목적으로 하는 공공시설물들이 벽으로 흡수됐을 때, 이들의 메시지와 기능은 한층 더 잘 전달될 수 있다.
3. Sight
오늘 아침 출근길에 바라본 서울거리의 모습을 떠올려보자. 길가에 높이 늘어선 빌딩의 외벽, 주택가의 담벼락 등 가뜩이나 높은 스카이라인에 나쁜 공기까지 숨이 막히는 광경이다. 시야까지도 답답하게 하는 다양한 길거리 시설물을 벽으로 흡수시킴으로써 보행 시의 답답함이 한층 개선될 수 있다.
4. Designed Street
이러한 활용은 2가지 방향에서 가능하다. 먼저 흡수된 공공시설물로 인해 창출된 공간의 활용이다. 이에 더해 길거리를 구성하는 구성요소로서의 벽을 디자인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보행자들을 대상으로 한 안내표지판이나 도로명 안내, 지도 등의 도시 시설물들의 기능을 벽에 흡수시키고, 그 디자인을 일관되게 적용할 수 있다면 어떨까? 기존의 벽화처럼 단순히 트렌드가 나와있을때 ‘빈 공간’을 채우고, 가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벽이라는 공간을 실용적 도시 디자인에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위에서 살펴봤듯이 벽 자체에 다양한 기능을 부여하고자 하는 시도는 세계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들 시도 중에서 이번 아티클에서 키워드로 삼고 있는 Absorbing wall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시도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초록을 흡수하다, DesignGrass와 Vertical garden
삭막한 도시의 길거리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해 가장 흔하게 쓰이는 도시 시설물이라면 바로 화분이나 화단일 것이다. 그러나 꽃이 만발하거나 새파랗게 풀이 자라나는 것은 일년 중 채 절반이 되지 않고, 적지 않은 기간 동안 흙으로만 채워진 시설물이 되는 것이 일쑤다. 게다가 (좋은 목적으로 설치됐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인도에 위치함으로써 그 자체만으로 보행 공간을 줄이는 부작용까지도 낳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첫 번째 제안으로서 ‘길거리 화분대’의 기능을 흡수하는 벽을 제시하고자 한다. 다양한 관련 업체들이 벽에 식물을 심을 수 있게 하는 다양한 상품들을 출시해두고 있다. 영국의 광고업체 curb media group의 DesignGrass는 추가 보수 및 유지가 필요하지 않는 데다가, 원하는 대로 크기 및 범위, 모양 등을 모두 조정할 수 있어 조형적인 부분에서 활용가치가 매우 높다. 한편 프랑스의 디자이너이자 식물학자인 Patrick Blanc은 vertical garden으로 세계 전역의 수많은 유명 건물(CAIXA FORUM, 까르띠에 본부, 뉴델리 프랑스 대사관 등) 들의 외벽을 장식하기도 했다. 물론 이들 상품이 대부분 실내 장식용이거나 프로모션 트렌드가 나와있을때 용 등의 목적으로 기획, 판매되고 있는 상품들이기 때문에 전면 시행에는 어려움이 있으나, ?상황이 가장 시급한 번화가부터 차근차근 바꿔나가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공기 정화의 기능을 품다, ‘철학적 나무’
도시에서의 하루를 답답하게 만드는 것은 회색벽이기도 하지만, 숨을 막히게 하는 대기오염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Absorbing wall?는 대기오염의 해소에 일정 부분 기여할 수도 있다.
지난 8월 이탈리아의 화가 Andreco는 볼로냐 지역의 건물 외벽에 ‘철학적 나무’ 라는 이름의 벽화를 그렸다. 약 17m 높이의 이 그림은 광촉매(photocatalytic) 성분이 함유된 페인트로 그려졌는데, 이 성분은 실제로 공기청정기의 필터에 사용되는 성분이기도 하다. (물론 그림 하나 만으로 대기오염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것은 아니겠으나, 이 페인트는 스모그 성분을 흡착시키는 기능을 갖고 있다. 즉, 그가 그린 ‘나무’ 그림은 실제 ‘나무’ 처럼 공기를 정화하는 것이다. 물론 이 그림의 진짜 목적은 환경 개선이 아니지만, 분명한 것은 기존에 ‘미적’ 으로만 이용되던 벽화가 ‘공기정화’ 라는 다른 사물의 기능을 일정부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메시지를 흡수하다, Screen Absorbing wall
최근 속속 등장하는 대형 인터랙티브 월까지는 아니더라도, 사용자의 움직임을 인식하고 반응하는 인터랙티브 월의 기술을 통해 벽은 공공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길 이름을 안내하는 표지판이라든가, 강남대로, 명동 등 복잡한 구조의 대형 상업지구의 지도를 일목요연하게 제시하는 등 보행자의 편의를 위한 기능을 보여주는 것이다. 물론 일거에 모든 벽을 위와 같이 바꾸는 것은 어려울 수도 있으나,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해당 거리에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은 다양한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더해 해당 벽이 가지는 위치적 장점은 기업 들에게도 충분한 유인을 제공해 비용 문제도 일부분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보행자 친화도시 계획에 Absorbing wall을 제안하다
서울시는 지난 달 21일 발표한 ‘보행 친화도시 서울 비전’ 을 통해 오는 2020년까지 보행수단 분담율을 현재 16%에서 20%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이 계획에는 연세로, 성북동길, 강변로, 영중로, 대학로 등 서울 지역 5개 거리를 보행친화구역으로 설정, 보도 확장, 안전시설물 설치, 지역 보행로 특화 등을 통해 보행자들을 위한 거리를 만들겠다는 세부안이 포함돼 있기도 하다.
이처럼 도시 일상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시민들의 ‘걸음’을 보다 쾌적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이번 기사에서 제시한 ‘흡수하는 벽’ 역시도 긍정적으로 고려될 수 있지 않을까? 도심지의 벽은 시민들의 공동 공간인 길거리를 점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트렌드가 나와있을때 그 자체로 공공 시설물로서의 성격을 지닌다. 그리고 이 말은 벽이 공공적 가치를 지니고, 공익에 기여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보행자들의 통행을 불편하게 하는 공공 시설물들을 벽으로 흡수함으로써, 그 공익적 명분 또한 충족시키는 방안이 바로 Absorbing wall이 될 수 있는 것이다.
Absorbing wall는 순전히 필자가 제시하는 가능성이기에 아직까지 그 직접적 사례가 충분하지는 않다. 그러나 이 관점에서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은 이미 대중화 된 상태이며, 도심지의 벽이 공공재라는 인식만 확산된다면 Absorbing wall 또한 충분히 대중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
하루에도 수백만 명이 걷는 서울의 수많은 길. 그리고 그를 다른 공간과 구분 짓는 벽은 지금까지 ’죽어있는 장애물’에 지나지 않았다. 공공 시설물의 기능을 흡수시킴으로써 이 벽들에 생명을 부여하고, 그 기능들의 효과를 부가시킬 뿐만 아니라, 보행자 친화 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방안인 Absorbing wall. 그와 함께 당신은 ‘출발지에서 목적지로 가는’ 일차원적인 걸음을 넘어, 그 시간을 한껏 느끼는 진정한 의미의 걸음을 내딛을 수 있을 것이다.
유통업계에서 마케팅전략을 기획합니다. 해외에서 작게 시작된 트렌드가
어느새 국내에서 커다란 비즈니스가 되는 것을 보아왔습니다.
아무리 작은 트렌드라도 잘게 쪼개어 분석하고 예측하는 것을 즐깁니다.
엔터테인먼트 뉴스
최신 도시 엔터테인먼트 뉴스. 여기에는 새 앨범 출시 발표, 앨범 트랙 목록이 공개될 때의 업데이트, 최신 가십 및 최신 유행 뉴스와 최신 힙합, 소울 뮤직, Rnb 음악, 리얼리티 TV 및 블랙 TV 뉴스에 대한 업데이트가 포함됩니다. 도시 엔터테인먼트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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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뉴스
통합뉴스룸ET [ET] MZ세대가 트렌드 주도?…돈은 5070이 다 쓴다!
입력 2022.03.31 (18:11)
수정 2022.03.31 (19:03)
■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호모 이코노미쿠스
■ 방송시간 : 3월31일(목) 17:50~18:25 KBS2
■ 출연자 : 이동우 에이지랩 코리아 대표
■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20331&1
[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코너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93살의 할머니입니다. 100미터를 23초 만에 주파합니다. 무거운 타이어를 끄는 맹훈련도 마다하지 않고요. 요리, 청소 같은 집안일도 손수 해야 직성이 풀리는 분이랍니다. 별난 사람 이야기가 아닙니다. 더 건강하고 부유해진 이 땅의 수많은 젊은 노인들. 오늘은 고령사회연구소인 에이지랩코리아 이동우 대표와 시니어 트렌드 짚어보겠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앵커]
노인도 노인 얘기하면 싫어하신다고 하는데, 오늘 채널 돌아가면 안 되는데 걱정이 됩니다.
[답변]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오늘 시니어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내려드릴 거기 때문에 아마 많은 시니어들이 즐거워하지 않으실까 생각됩니다.
[앵커]
그렇게 즐거워할 만한 새로운 정의, 어떻게 정의를 내리셨어요?
[답변]
보통 우리가 행정기관에서는 어르신이란 표현을 쓰조. 통계청에서는 고령자라고 합니다. 요즘에 비즈니스에서는 시니어라고 부르죠. 시니어들이 예전의 시니어들과는 달라졌다는 거예요. 일단 인구가 너무나 많아졌고 그리고 또 하나는 돈을 너무나 많이 갖고 있다. 다른 세대에 비해서 부가 더 많다, 이런 현상이 있는데 이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선진국에서 다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앵커]
그 인구가 많아졌다라는 게 어느 정도 많아졌나요? 그 추이를 볼 수 있을까요?
[답변]
예를 들면 우리나라에서 2020년부터 은퇴하시는 65세 이상의 시니어들을 보면 앞으로 20년 동안 1,700만 명이 넘게 은퇴를 하게 되거든요. 굉장히 많은 세대죠. 사실 지금 1년에 태어나고 있는 신생아가 30만 명이 채 안 되는데 예전에 시니어, 1차 베이비부머 세대, 2차 베이비부머 세대 때는 연간 100만 명씩 태어나기도 했었으니까 그 인구수는 정말 막대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우리가 이 세대에 주목해야 되는 이유. 인구가 많아지고 이들의 새로운 경제력, 소비력, 이걸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 이런 말씀이신 거군요?
[답변]
그렇죠. 기업들은 예전에는 늘 지난 100년 동안 어떻게 해왔냐면 항상 새로운 세대에게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왔어요. 하지만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려고 딱 보니까 전 세계적으로 볼 때 이제는 너무나 많은 시니어들이 돈을 너무나 많이 갖고 있다는 거예요.
[앵커]
새로운 가치관과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 그럼 2022년 지금 시니어들의 트렌드, 트렌드가 나와있을때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답변]
첫 번째는 나는 늙지 않았다라는 겁니다. 화면에서 보시는 것처럼 나는 늙지 않았다는 건데요. 기대수명이 얼마나 빨리 늘어나고 있냐면 1년에 1년씩 늘어나거든요. 그래서 지금 기대수명이 각 나라가 80세가 넘는데 이제는 금세기 말에 이르면 150세에 이를 것이다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앵커]
우리가 지금 노인의 기준을 65세 이상으로 보지만 사실 그분들 중에서 내가 늙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얼마나 계시겠어요. 그분들은 내가 늙지 않았다는 걸 어떤 식으로 증명해 보이실까요?
[답변]
예를 들면 유튜브 활동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고요.
[앵커]
구독자 많은 분들 많더라고요.
[답변]
그럼요. 구독자를 늘리고 있는 주범이 사실은 주 세력이 시니어 세대일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팬덤 시장을 이끌고 있기도 하고요.
[답변]
네. 그러니까 자기가 좋아하는 연예인들에 대한 조공, 스밍, 이런 것들을 하고 있는 거예요. 그리고 취미생활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취미생활도 예전에 시니어들, 산업화 세대라고 하죠. 베이비부머 이전 세대를 우리나라에서는 산업화 세대라고 하는데 산업화 세대는 희생정신과 공동체 의식이 강했지만 이제는 자신들 욕망, 꿈을 쫓아서 은퇴 이후의 삶에서도 자신들의 생활을 아주 재밌게 만들어가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앵커]
재밌는 삶을 만들어가는 분들은 취미생활 어떤 거 많이 하세요?
[답변]
예를 들면 저 같은 경우도 음악을 하고 있는데요.
[답변]
악기 합니다. 클래식 기타 합니다. 제가 고려대학교에 있을 때, 고려대학교 고령사회연구센터에 있을 때 교수님들이 주말에 보면 바이크를 타신다던가 스포츠카를 타시는 분들도 많이 있었거든요. 예전과는 다른 움직임들이 반드시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두 번째 키워드 보겠습니다. 집에서 나이 들고 싶다.
[앵커]
요양원, 노인정, 이런 데 가지 않고 집에서 편안한 노후를 맞고 싶다. 이런 뜻인가요?
[답변]
맞습니다. 우리나라에도 보면 요양원과 요양병원이 7,000개 정도가 되거든요. 이제는 집에서 나이 들고 싶다고 하는 니즈가 너무나 많이 늘어나고 있고. 이것을 노인학에서는 에이징 인 플레이스라고 해서 AIP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런데 집에서 나이 들고 싶어 하는 이런 시니어들을 위해서 기술이 발달해야 되잖아요. 그 기술을 우리는 시니어 테크라고 얘기하는데.
[앵커]
에이징 테크, 시니어 테크.
[답변]
시니어 테크, 에이징 테크 또는 에이지 테크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아직까지 용어가 통일되진 않았어요. 여기에는 몇 가지 분야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재활 분야가 있고요. 재활도 집에서 스스로 나 혼자 할 수 있는 거예요. 그다음에 약물 관리가 있는데 시니어가 되면 사실은 먹어야 되는 약들이 굉장히 많아지거든요. 어느 시간에 무엇을 언제 먹어야 되는지 이것을 알려주는 앱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스마트홈이라고 해서 집 안에서도 대외협력 활동,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도록 스마트홈에 대한 것과 웨어러블이 있는데 웨어러블 장치들이 매우 많이 발달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IoT라고 해서 많이 발달했잖아요. IoT가 웨어러블에 투자되고 있는데. 예를 들면 어떤 내복 같은 경우는, 일본에서 개발한 내복이 있는데요. 내복을 입고 잠을 자게 되면 심박이나 이런 것들을 수치를 병원으로 제공하거나 의료기관에 제공하는 그런 것들도 있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걸 마케팅 측면에서 보면 새로운 세대로 구성된 새로운 인플루언서들이 나타났다, 그렇게 볼 수 있으면 될 것 같네요.
[답변]
기업들에서는 이 세대를 집중하지 않으면 앞으로는 기업을 운영하기가 매우 힘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앵커]
세 번째 키워드 보겠습니다.
[답변]
혼자도 좋아, 라는 겁니다.
[앵커]
사실 혼자가 되는 건 고령화사회에서 누구에게나 닥칠 운명이지만 과연 혼자도 좋을까요?
[답변]
외로운 노인이 등장하고 있다는 건데요. 사실은 이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두 가지 측면으로 볼 수 있어요. 국가적으로 보면 혼자 남아있는 노인들을 위해서 어떻게 우리가 대응해야 될 것이냐에 대한 문제가 있고요. 영국과 일본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 많이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 있고요. 일본에서는 각자 세븐이라고 하는 단체가 있는데요.
[답변]
뉴스에도 많이 나왔습니다. 여성 일곱 명이 혼자 남으신 분들이에요. 이분들이 바로 집 근처에 아주 가깝게 살면서 주말에는 이벤트도 열고 서로 도와주면서 살고 있는데 한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요양은 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앵커]
요양? 간병은 하지 않는다?
[답변]
간병은 하지 않는다. 서로 즐겁게 생활하고 서로 도와주지만 간병은 하지 않는.
[답변]
그런 모임이 있기도 합니다. 비즈니스적으로 보면 1인식 판매가 있을 수 있고요. 그다음에 보안서비스나 1인 가전 그리고 노인 도시락 이런 부분들이 각국에서 많이 흥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앵커]
기업들은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접근법으로 이 시장을 공략해야 될 것 같네요.
[답변]
그럼요. 예전에는 3인 가족이라고 하는 게 대세였잖아요. 요즘에는 3인 가족이 대세가 아니라 1인 가족 세대. 1인 가구가 많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것은 물론 시니어 세대만 늘어나는 것은 아니에요. X세대도 늘어나고 MZ세대에서도 늘어나는데 시니어 세대에서는 압도적으로 빨리 늘어난다.
[앵커]
마지막 키워드 한번 가보겠습니다. 웰빙보다 웰다잉.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인 것 같은데 답이 나와 있습니까?
[답변]
2000년대 초반에 웰빙이 유행하지 않았습니까.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무엇을 먹을 것인가 였는데 이제는 어떻게 사는 것보다는 내가 어떻게 잘 죽느냐 이것을 연구하는 움직임들이 있다는 거예요. 예를 들면 생전 장례식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보통 장례식 하면 본인이 죽은 다음에 조문객들이 오게 되면 내가 아는 사람들이 올 수도 있겠지만 죽은 사람은 그 사람을 볼 수가 없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생전 장례식, 죽기 전에 장례식을 미리 하는 거예요.
[답변]
사람들과 교류하고 행복하게. 그래서 일본에서는 장례식을 멋지게 치르고 나서 그다음 날에 사망하시는 분들도 있었고 유럽에서는 안락사를 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앵커]
주로 해외 사례 많이 들어주셨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웰다잉에 대한 어떤 움직임 같은 건 없습니까?
[답변]
온라인 장례식과 그다음에 엔딩 노트가 이미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답변]
엔딩 노트인데요. 엔딩 노트에는 노트에다가 직접 적는 거예요, 본인이. 자신의 프로필 그다음에 이력,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그리고 유언은 무엇인지, 내가 남겨놓은 유산은 무엇인지 이런 것들을 엔딩 노트에 다 적어서 후세에게 물려주는 겁니다.
[앵커]
상속 이런 거에 대비를 하신 거겠네요.
[답변]
그렇죠. 그런 거 보면 이제는 죽어가는 문화. 생전 장례식이 존재한다고 하는 것은 이제는 사람들이 잘 사는 것 만큼 죽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렇게 생각해야 될 거 같아요.
[앵커]
이런 아름다운 마무리까지 저희가 노후를 편안하게 보내려면 이런 준비는 몇 살부터 해야 됩니까?
[답변]
저는 50이 되기 전부터 시작해야 되지 않을까 싶어요. 왜냐면 그때가 가장 건강할 때인데 그때부터는 뭔가 자신들의 건강도 챙기고 사람들과의 관계 그리고 내가 무엇을 해야 되는지, 어떤 걸 하기 위해서 뭘 준비해야 되는지를 생각하면 좋을 거 같습니다.
[앵커]
대표님 말씀 들어보니까 나이 드는 것에 대한 새로운 가치관이 열린 거 같은데 우리 사회 시스템이 이런 인식 변화를 따라와 주는 게 중요할 거 같습니다. 지금까지 호모 이코노미쿠스 이동우 대표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Lee Sukwoo 🥇 Designer, SWNA
“세계대전을 통해 발전한 새로운 기술이 사람들이 사용하는 물건들에 본격적으로 쓰이면서 20세기 중반에 산업 디자인의 전성기가 왔다. 그렇다면 인공지능과 3D 프린터 등 새로운 기술이 등장했고, 팬데믹으로 생활 방식의 변화도 가속되었으니 다시 산업 디자인의 역할이 커지지 않을까? 4~5년 후에는 미니멀리즘이나 인더스트리얼리즘의 흐름이 다시 찾아올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새로운 방식으로.”
이석우, 산업 디자이너 ・ SWNA 대표
© Photo: Yoon Jiyong
재스퍼 모리슨Jasper Morrison, 마크 뉴슨Marc Newson, 조너선 아이브Jonathan Ive… 물건의 가치와 디자인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만한 산업 디자이너가 새로 등장한 지도 벌써 10년이 넘었다. 보기엔 흥미로웠지만 쓰기에 불편한 ‘디자이너 퍼니처’ 트렌드가 허무하게 사그라지고 오래된 물건의 가치가 폭등하는 요즘, 새로운 물건을 디자인하는 산업 디자이너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메달 디자인을 통해 이름을 알린 SWNA 이석우 대표를 만났다. 변화하는 생활과 산업 디자인의 역할, 트렌드와 본질, 그리고 제대로 하는 세차의 즐거움에 대하여.
© Photo: Yoon Jiyong
BB 예전 인터뷰에서 “메달 디자이너로만 남고 싶지 않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그래도 평창 올림픽 메달 디자인 이후에 많은 것이 달라졌을 텐데.
SW 메달과 트로피 등 다양한 기념품 디자인 프로젝트 의뢰가 트렌드가 나와있을때 많아졌지(웃음). 그중에 재미있었던 것은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우승컵. LOL 한국 대회가 축구로 치면 프리미어 리그라더라. 잘 모르던 분야라서 더 즐겁게 작업했다. 백상 예술상 트로피도 기억에 남고. 올림픽 이전엔 기업과 B2B로 주로 작업했다면 메달 디자이너로 알려진 후엔 접점이 더욱 다양해졌다.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우승컵
© SWNA
BB 코로나19 이후 빈티지 시계와 클래식카 등 컬렉터블 아이템의 가치가 수직 상승했다. 새로운 물건을 만드는 산업 디자이너로서 오래된 물건의 트렌드가 나와있을때 가치가 폭등하는 최근의 현상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SW 오래된 물건의 가치가 올라가서 새로운 디자인의 수요가 줄어든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아날로그적인 가치를 재발견하고, 강조하는 트렌드의 일부인 것 같다. 갈수록 디지털화되어가는 세상에 대한 반동일수도 있겠지.
SWNA에서도 최근에는 디자인 프로세스에서 아날로그 작업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 어떤 제품을 디자인할 때, 실제로 자르고 깎고 손에 쥐어 본 후에 만들면 결과물에 차이가 확연히 생긴다. 손에 더 잘 붙는달까.
BB 이전의 디자인을 다시 생산하는 리프로덕션 제품의 생산도 늘고 있다. 세월을 이겨낸, 거장이 만들어낸 검증된 디자인은 지금 시대의 디자이너들에게 버거운 경쟁상대일 수 있을 텐데.
SW 작년에 직원들과 함께 듣는 사무실 스피커를 바꾸려고 몇몇 제품을 찾아봤는데, 브라운Braun 오디오의 LE 시리즈 블루투스 스피커가 눈에 띄더라. 디터 람스Dieter Rams가 1960년대에 디자인한 LE1 스피커에 현대의 기술을 더한 거다. 그런데 이 제품이 10년 후에 다시 나온다면 적용된 기술도, 디자인도 지금과 달라질 거다. 제품은 시대를 반영하고,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필요가 계속 생긴다. 그래서 특별히 부담을 느끼지는 않는다. 오히려 예전의 디자인 덕분에 새로운 디자인이 가능해진 측면도 있고.
위는 1960년에 디자인 된 LE1,
아래는 올해 출시된 블루투스 LE 시리즈
© Braun
BB 누구나 이름을 알 만한 산업 디자이너가 새롭게 등장한 지 10년도 넘은 것 같다.
SW 예전에 비하면 산업 디자인이 조용하지. 그것 역시 디자이너 개인이나 산업 디자인의 문제라기보다는 시대의 흐름과 관련되어 있는 것 같다. 세계대전을 통해 발전한 새로운 기술이 사람들이 사용하는 물건들에 본격적으로 쓰이면서 20세기 중반에 산업 디자인의 전성기가 왔다.
그렇다면 인공지능과 3D 프린터 등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고, 팬데믹으로 생활 방식도 바뀌었으니 다시 산업 디자인의 역할이 커지지 않을까? 4~5년 후에는 미니멀리즘이나 인더스트리얼리즘의 흐름이 다시 찾아올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새로운 방식으로. 트렌디한 카페만 가봐도 그렇지 않나. 예전에는 빈티지 풍의 공간이 대세이다가 요즘엔 거칠고 단순한 느낌의 공간이 많아지고 있다.
BB 산업 디자이너가 평소에 쓰는 물건이 궁금하다.
SJ 물건을 가리지 않고 손에 잡히는 대로 쓴다. 특별한 물건을 소유하는 데에서 기쁨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 산업 디자이너라는 직업 때문인 것 같다. 사무실에도 디자이너 가구가 하나도 없다. 필요에 따라 가장 기능적인 제품을 구입한다.
“세차 할 때 정말 행복하다. 좀 이상한 이야기라는 것도 알고 있다(웃음). 그 때 자동차의 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 디자인에서는 커베이처라고 하는데, 그 표면의 흐름이 718은 정말 아름답다. 자동차를 손으로 닦아내며 면이 이렇게 떨어지고, 빠지고, 잘라냈구나. 그런 것들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 Photo: Yoon Jiyong
SWNA
이석우가 2009년 설립된 SWNA는
제품, 공간, 전략 등 디자인 전반에 관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디자인 스튜디오다.
구글 네스트, 삼성 같은 IT 기업부터
BMW, 아우디 같은 자동차 회사, 그리고
국립현대미술관이나 평창올림픽 같은
문화 관련 기관까지 SWNA가 만들어 낸
디자인 솔루션은 모두 ‘객관적 문제 해결’이라는
그의 철학과 맞닿아 있다.
BB 거장 디자이너들의 주요 작품들은 경험해볼 필요가 있지 않나?
SW 물론 디자인 과정에서 도움이 되지. 필요한 것들은 샘플 용도로 구입하고, 관련 프로젝트가 끝나면 다시 판매한다.
BB 희소성이나 물건에 담긴 이야기 등 컬렉터 적인 가치에도 공감하지 못하나?
SW 오히려 그 반대다. 오브제에 의미를 부여하는 게 내 일이니까. 그래서 특별한 이야기와 의미가 담긴 물건을 해석하는 일이 어쩔 수 없이 피곤하다. 반면 컬렉터들이 자신에게 의미가 있고 취향에 맞는 물건을 모으고, 그를 통해 삶에 가치를 더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bb 정말 그런 물건이 하나도 없나?
SW 일상에서 사용하는 물건 중 내 취향을 고집하는 건 오직 자동차뿐이다. 언젠가 집을 직접 설계해서 짓고 싶은데, 집 안에 앉아 있어도 차를 감상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웃음).
© Photo: Yoon Jiyong
BB 지금은 어떤 차를 타나?
SW 실버 포르쉐 718 박스터 S. 인테리어는 붉은색 가죽이다. 가장 본질에 충실하다고 생각했다. 선팅도 제거했다. 나는 평양냉면 먹을 때도 절대 겨자나 고춧가루를 안 넣는다.
BB 포르쉐의 본질? 박스터의 본질?
SW 특별히 포르쉐나 박스터를 원하진 않았다. 718의 형태가 너무 좋았다. 순수한 로드스터 그 자체랄까. 911 컨버터블과 함께 고민했는데, 718이 더 순수한 느낌이었다. 컨버터블에 대한 로망을 충족시킬 수 있는 차였다.
1993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Best of Show”를
수상하며 데뷔한 포르쉐 박스터의 컨셉카도 이석우의 차처럼
실버 바디에 붉은색 가죽 인테리어였다
© Porsche
BB 차와 함께 하는 시간 중 가장 좋아하는 때는 언제인가?
SW 세차할 때.
BB 세차?
SW 정말 행복하다. 좀 이상한 이야기라는 것도 알고 있다(웃음). 세차할 때 자동차의 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 디자인에서는 커베이처curvature라고 하는데, 그 표면의 흐름이 718은 정말 아름답다. 자동차를 손으로 닦아내며 면이 이렇게 떨어지고, 빠지고, 잘라냈구나. 그런 것들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BB 포르쉐 마니아들은 보통 아이코닉한 선이나 실루엣을 이야기하는데, 신선하다.
SW 718 박스터는 앞쪽과 소프트톱이 있는 뒤쪽의 흐름이 각각 달라서 재미있다. 911을 포함한 많은 컨버터블이 그 흐름을 하나로 뭉치려고 하는데, 718은 따로 놀지만 그게 더 자연스럽다. 헤드램프에서 펜더로, 사이드에서 테일로 넘어가는 표면의 흐름이 정말 재미있다. 세차를 제대로 해보면 알 거다(웃음).
BB 세차, 어떻게 제대로 해야 할까?(웃음)
SW 1~2년에 한 번 정도 숍에서 유리막 코팅을 올린다. 코팅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우선 자동 세차는 절대 하면 안 된다. 자동차 전용 샴푸로 손 세차해야 하는데, 마무리 단계에서 셀프 유리막 코팅제를 천에 묻혀서 닦아주면 좋다. 그리고 바퀴를 닦는 게 정말 중요하다. 휠이야 다들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타이어 광까지 내는 사람이 드문데 차의 인상이 확 달라진다. 타이어 광내는 전용 제품도 있다.
이석우는 세차를 중요한 취미로 꼽고
불스원 크리스탈 코트를 즐겨 사용한다
BB 언제 차가 가장 아름다워 보이나?
SW 실내 주차장에 있을 때. 완전 새 차가 아니라면 자연광에서는 어쩔 수 없이 흠이 보이는데, 실내 주차장은 조도가 그리 밝지 않은 인공조명이라서 차가 지닌 면과 선의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BB 차 세워 놓고 나오며 한 번 쓱 뒤돌아볼 때?
SW 차 타러 갈 때도 좋고. 반대로 중고차 살 때는 오후 2시, 햇빛이 가장 밝을 때 야외에서 봐야 한다. 그래야 차의 흠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니까.
BB 이전에는 어떤 차들을 탔나?
SW 아우디의 디자인을 좋아했다. 처음에 산 차가 2002년형 아우디 A4, 다음으로는 TT. 결혼하고는 재규어 XJ 몰다가 SUV로 바꾸면서 세컨드 카를 장만할 여유가 생겼다. 가족이 아니라면 계속 쿠페나 컨버터블을 탔을 거다.
© Photo: Yoon Jiyong
BB 제품엔 디자이너의 이야기도 들어갈 텐데.
SW 지금 진행하는 프로젝트 중에 의료기기가 있다. 기능에 충실하고 사고를 줄이는 게 가장 중요한 물건이지. 거기에 디자이너의 이야기는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메달이나 트로피 같은 경우는 다르지. SWNA의 디자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런 프로젝트를 의뢰하니까. 그런 식으로 클라이언트와 프로젝트의 성격에 따라 다르게 반응한다.
BB 그런 다양한 프로젝트 속에서 SWNA의 공통적인 이야기가 있다면?
SW 기본적으로 합리성과 효율성을 중시한다. 군더더기를 제거하려고 노력하지. 모래를 채로 계속 치면 찌꺼기가 걸러지지 않나. 마지막으로 남은 것들, 그것이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최대한 본질에 가까운 디자인을 하려고 한다.
“뱅앤올룹슨 A9 이전까지 전자 제품 소재로 나무나 패브릭을 사용하는 것은 금기에 가까웠다. 그런데 나무 다리와 패브릭 커버를 새로운 개념으로 활용한 A9이 성공을 거둔 거지. 아날로그적이고 따스한 느낌이지만 나왔을 때는 무척 센세이셔널한 디자인이었다. 후에 21세기 산업 디자인의 역사를 정리할 때, A9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2010년부터 2021년까지
지난 10년 간의 작업물을 모은 전시
‘Objects in Context: SWNA-ANSW’
© SWNA
BB 예를 들면 어떤 것일까?
SW 지구에 도착한 외계인에게 우리가 쓰는 물건을 설명해야 한다면, 품목별로 가장 대표적인 물건을 가져가는 게 이해가 빠르겠지. 핸드폰이라면 애플 아이폰이고, 자동차는 폭스바겐의 것이겠고. 그런 것들이 산업 디자인의 현대적 원형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원형에 가까운 물건을 만들어내는 게 목표다.
BB 그런 원형이 계속 새롭게 나올 수 있을까?
SW 디자인은 트렌드를 반영한다. 트렌드는 곧 시대성이거든. 산업 디자인 역사를 따질 때 의자를 많이 이야기하는데, 의자의 기본 구조는 바뀌지 않는다. 등받이와 엉덩이 받이가 있고, 다리가 있지. 그 안에서 별의별 의자가 다 나오는 거다. 기본적인 구조 안에서 새로운 시대성, 그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행동 양식을 반영하는 의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계속 새로운 의자가 나오는 거다.
BB SWNA의 대표작 중 하나인 ‘KT 우산(2015)’이 떠오른다. 우산을 팔에 걸고 스마트폰을 볼 수 있도록 했던.
SW 우산의 기본 구조는 고대 인류가 비를 피하기 위해 커다란 잎사귀로 머리 위를 가렸을 때부터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런 물건일수록 본질을 파고들지 않으면 형태만 바꾸는 1차원적 디자인이 나오게 마련이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이 일상적인 지금의 맥락에서 우산을 다시 생각한 거지. 조선 시대에는 이런 우산이 필요 없었을 거다. 미래에 스마트폰이 안경이나 스마트 렌즈로 들어가서 손에 들 필요가 없어진다면 KT 우산은 다시 쓸모가 없어지겠지.
BB 그렇게 새로운 시대성을 잘 반영한, 앞으로 ‘퓨처 클래식’이 될 만한 제품이 있다면?
SW 뱅앤올룹슨의 A9 스피커가 떠오른다. 뱅앤올룹슨은 트렌드를 참 잘 읽는 브랜드다. A9 이전까지 전자 제품 소재로 나무나 패브릭을 사용하는 것은 금기에 가까웠다. 그런데 나무 다리와 패브릭 커버를 새로운 개념으로 활용한 A9이 성공을 거둔 거지. 아날로그적이고 따스한 느낌이지만 나왔을 때는 무척 센세이셔널한 디자인이었다. 후에 21세기 산업 디자인의 역사를 정리할 때, A9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A9는 덴마크의 유명 패브릭 회사 크바드라트kvadrat가
제작한 커버를 별도로 구입해 교체 할 수 있다
© Bang&Olufsen
BB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SW 정말 거창한 꿈이 있는데, SWNA를 내가 없어도 굴러갈 수 있는 회사로 만드는 거다. 단순히 돈 버는 문제와는 다르다. 내가 알기로 아직 우리나라에는 그런 디자인 회사가 없다. 설립자가 없어도 트렌드가 나와있을때 계속 신선도를 유지하며 살아남는 회사. 그런 회사를 만드는 것이 꿈이다.
BB 그러기 위해선 어떤 것이 필요할까?
SW 인간적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 결국 디자인도 사람이 하는 거니까. SWNA에 소속된 디자이너들이 생활에 필요한 크고 작은 물건을 디자인하고 제조하는 브랜드 ‘리버럴 오피스’를 런칭한다. 의뢰받은 프로젝트만 하고 있으니 어느 순간 디자이너들이 답답해하는 게 느껴졌다. 대표가 제안해서 시작한 일들은 대부분 흐지부지되는데(웃음), 이번엔 신기하게 호응도, 결과물도 좋아서 브랜드로 만들어 판매까지 하게 된 거다.
리버럴 오피스의 제품들은
SWNA 디자이너들이
자체적으로 기획하고 생산한다
© SWNA
BB 제품과 공예품 사이에 위치한 물건들처럼 보인다.
SW 어찌 보면 조각 작품 같은 것도 있다. 디자이너들이 아이디어를 가져오면 내가 피드백하고, 디자이너가 직접 생산한다. 그 과정에서 필요한 비용은 회사에서 부담하고, 제품을 판매하면 디자인 로열티를 디자이너가 가져가지. 리버럴 오피스는 디자이너들이 대규모 프로젝트를 통해서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플랫폼이기도 하지만, SWNA라는 회사 전체를 봐서도 의미가 크다.
BB 인간적 시스템으로서?
SW SWNA가 끊임없이 뭔가 재미있고 새로운 걸 하는 곳이라는 사실, 그런 디자이너들이 일하는 회사라는 걸 알릴 수 있으니까. 이런 것들이 모여 내가 생각하는, 오래도록 회사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한 인간적 시스템을 만들어 갈 수 있겠지.
© Photo: Yoon Jiyong
LIBERAL OFFICE
이석우는 최근 연희동에서 리버럴 오피스의
팝업 스토어를 오픈하며
그가 했던 말을 현실로 옮겼다.
디자이너들이 계속해서 자극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가진 조직,
어쩌면 리버럴 오피스는 그가 지금까지
‘디자인’ 한 프로젝트 중
가장 중요한 결과물이 될지도 모른다.
트렌드가 나와있을때
인벤 공식 앱으로 보기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트렌드 변화는 눈이 부실 정도입니다. 가요, 영화 등 다양한 분야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게임 산업은 이런 트렌드 변화에 더욱 민감한 편입니다. 그래서일까요. PC 온라인 게임 중흥기에도 그랬지만 모바일 게임 시장이 본격화되며 업계는 이러한 트렌드 변화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하루에도 수십, 수백 개의 트렌드가 나와있을때 게임이 나오는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트렌드를 따라잡을 필요가 있었습니다.
초창기 모바일 게임은 소셜 네트워크와 결합한 게임이 트렌드였습니다. 이른바 for Kakao 게임들이 대세였던 시기였죠. 그리고 시간은 흘러 마케팅이 어느덧 게임 업계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연예인을 동원한 대규모 마케팅을 통해 게임을 알리게 됐던 겁니다.
그랬던 모바일 게임의 트렌드가 최근 다시 변화했습니다. 이번에는 유명한 원작 IP(Intellectual Property, 지적재산권)를 기반으로 모바일 게임을 제작하는 게 트렌드가 됐죠. 하지만 실제 IP를 활용한 게임 중 큰 성공을 거둔 게임은 여전히 적었고 소수의 게임만이 이른바, 대박을 터트리던 상황이었습니다.
IP를 활용한 이 트렌드가 잘못됐던 걸까요? 이런 의문을 품고 있을 때 디즈아크(D's Ark)에 대한 소식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일본의 유명 IP를 원작으로 해 다양한 디지털 상품을 개발, 서비스하는 회사였는데요. 과연 IP를 활용한 트렌드가 올해도 이어질까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실패하지 않을까요? 이러한 의문을 풀기 위해 디즈아크 이연민 본부장을 만나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 디즈아크 이연민 본부장
Q. 만나서 반갑습니다. 우선 디즈아크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합니다.
디즈아크는 만화 등의 IP를 활용해 디지털 상품화하는 회사입니다. 원작 IP를 기반으로 한 게임을 개발하거나 해외에서 게임을 들여와 퍼블리싱을 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는 메신저 스티커 같은 상품을 만드는 일도 하고 있고요. 최근에는 아무래도 VR, AR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 보니 IP와 VR, AR을 어떻게 접목하는 게 좋을지에 대해 연구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은 역시 게임이 주류입니다. IP를 활용해서 개발하고 서비스하기에 가장 최적화된 모델이니까요.
Q. 다양한 디지털 상품을 판매하셨을텐데요. 대표적인 사례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아무래도 게임이 많습니다. 'SD 건담 넥스트 레볼루션'이나 '디지몬 소울 체이서'의 국내 서비스를 담당했었습니다. 또한, '라인 플레이'의 캐릭터 상품을 개발하기도 했었습니다. 마징가나 마크로스 프론티어 캐릭터 아바타를 판매했었는데 일본에서 상당히 좋은 성과를 냈던 거로 기억합니다. 당시 전체 매출의 95% 정도가 일본에서 나왔을 정도니까요.
현재는 다시 모바일 게임 개발에 전념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알려진 내용이기도 하지만 '이누야샤'를 원작으로 한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 '이누야샤' 외에도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Q. IP를 전문적으로 한다고 하시니 최근 '리니지2 레볼루션'의 성공을 보면 여러모로 느끼는 게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죠. 물론 제가 '리니지2 레볼루션'에 대해 뭘 평가한다든가 할 수는 트렌드가 나와있을때 없다고 생각하고요. 그럼에도 굳이 느낀 부분을 말하자면, 그동안 IP에 대한 말들이 나왔지만 이렇게나 큰 성공을 거둔 게임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IP가 그렇게 중요한가 하는 인식이 있었는데 그랬던 걸 '리니지2 레볼루션'이 정면에서 부쉈다고 봅니다.
단순히 모바일 게임에서만의 성공이 아닌, PC 온라인 게임을 포함해도 말도 안 될 정도의 성공을 거뒀으니까요. 그 덕이라기엔 그렇지만 '리니지2 레볼루션'의 성공으로 인해 유명한 원작 IP를 기반으로 한 게임들이 더 활발히 나올 거로 생각합니다.
Q. 그렇다면 본부장님이 보시기에 '리니지2 레볼루션'의 성공 요인은 역시 IP 때문이었다고 보시나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물론 IP는 중요하죠. 하지만 국내 유저 성향으로 보자면 IP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IP에 걸맞은, 유저들의 니즈에 맞는 게임이었기에 이런 결과 낼 수 있었던 거죠. 아무래도 국내 유저들이 모바일 게임 성향을 보면 점점 코어한, PC에 가까운 형태의 게임을 원하고 있던 시기였는데 '리니지2 레볼루션'이 이런 유저들의 기대에 딱 부합했던 게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여담이지만 일본과 한국 유저들의 모바일 게임 성향은 다르거든요. 한국은 아무리 IP를 썼다고 해도 기본이 되는 콘텐츠, 시스템이 좋지 않으면 절대로 호응해주지 않습니다. 반면, 일본은 다소 시스템이 좋지 않다고 해도 원작에 대한 팬층이 워낙 두터워 매출이 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걸로 봐도 '리니지2 레볼루션'의 성공은 단순히 '리니지' IP여서 성공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을 것 같습니다.
Q. 방금 일본 게임들의 경우 IP가 가진 힘 자체가 크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그렇다는 건 콘텐츠는 등한시하고 있다는 얘긴가요?
아, 무조건 IP를 활용한 일본 게임이 콘텐츠나 시스템이 떨어진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다만, 그런 게 부족해도 IP가 가진 힘이 워낙 커서 매출을 이끈다는 얘깁니다. 한편으로는 콘텐츠가 부족한 이유에 관해 설명하자면 우선 원작자가 게임에 대한 검수가 엄격한 편이기에 그런 것 같습니다. 이게 좋은 의미일 수도 있지만 반대의 경우, 원작과는 별개의 스토리를 진행하고자 한다면 트렌드가 나와있을때 칼같이 거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원작의 아이덴티티가 훼손된다며 말이죠.
개인적인 견해로는 IP에 의존하기만 해서는 성공하기 힘들다고 봅니다. 우선 콘텐츠나 시스템이 받쳐지고 그 토대 위에 IP라는 장식이 올라갈 때야말로 제대로 된 걸출한 작품이 나와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 장식이라는 의미에서 볼 때 저는 IP를 개발적인 측면보다는 비즈니스 측면에서 접근하는 게 좋다고 봅니다. IP를 활용하는 것 자체를 마케팅 비용으로 생각하는 거죠. 예를 들어 저희가 서비스하는 '디지몬 소울 체이서'의 경우 디지몬이 아닌 다른 게임이었다면 마케팅을 통해 알려야 했겠죠. 하지만 디지몬 IP를 이용한 덕분에 디지몬을 아는 사람들에겐 자연스럽게 알려질 수 있었습니다.
Q. 앞으로도 IP를 활용한 게임들이 더러 나올텐데 이 경우 개발사나 퍼블리셔가 가장 염두에 둬야 할 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일본 IP의 경우 원작의 세계관이랄까요. 그런 부분을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개발하면서도 원작의 요소는 파괴하지 않아야 하고, 그렇게 개발하는 데 익숙해져야 합니다. 퍼블리셔의 경우도 비슷한데요. 마케팅할 때도 원작자의 검수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만큼 원작에 신경을 쓰고 있어서 이런 부분을 이해하셔야 할 겁니다.
Q. IP에 대한 얘기가 계속 나오니 궁금한데요. 일본이 이런 쪽으로는 원조랄 수 있는데, 이런 만화 등을 원작으로 한 게임에 대한 평가는 어떤가요?
일본은 게임 산업에서 IP가 큰 축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반다이남코가 이런 IP를 활용한 게임을 만드는 대표적인 개발사인데 모바일 매출이 어마어마할 정도입니다. 몇몇 트렌드가 나와있을때 게임은 시스템도 너무 단순해서 '이게 정말 팔릴까?' 싶었던 게임도 있었는데. 오히려 매출이 엄청나더라고요.
물론 모든 게임이 그랬던 건 아닙니다. 일본에서도 IP를 활용한 게임이지만 실패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데도 이런 결과가 왜 나왔나 싶어 보니 일본 유저는 IP 자체에 대한 애정이 있었던 거 같습니다. 저희 쪽에도 일본인 직원이 있는데 그 직원에게 어떤 게임에 대해 물어보니 게임은 재미없지만, 수집 요소 때문에 돈을 쓴다고 하더라고요. 또 어떤 게임의 경우 원작 만화 잡지와 게임의 콜라보를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 잡지에 있는 게임 쿠폰 때문에 잡지가 매진되는 사례가 생길 정도로 IP에 대한 애정이 큰 편입니다.
국내와는 아무래도 다르죠. 앞서 말했지만, 한국은 유명한 IP를 쓴다고 해도 게임 자체가 재미 없으면 바로 등을 돌리니까요. 개인적으로 한국 유저는 참 엄격하다고 생각합니다(웃음).
▲ 일본은 지금, 그야말로 IP 기반 게임 전성시대다
Q. 혹시 일본 매출 상위권의 게임 중 IP를 사용한 사례와 그렇지 않은 사례에 대해 알 수 있을까요?
매출 순위 10위 권에서는 아직도 과거에 인기 있던 게임들이 상위권에 집권하고 있습니다. '퍼즐 앤 드래곤'이 대표적이죠. 그래도 그 외에 상위권에 진입하기도 하는 게임을 볼 때 한 50% 정도가 IP를 사용하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아, 참고로 일본 유저들의 경우 게임에 대한 애정이 남다릅니다. 한번 애정을 주면 오랫동안 사랑해준다고 할까요? '퍼즐 앤 드래곤'의 장기집권 역시 그런 점이 크게 작용하는 거 같습니다.
Q. 한국에서는 왜 일본에서 대박난 IP를 활용한 게임들이 힘을 못 쓰는 걸까요?
개인적인 견해로는 모바일 시대가 되면 오히려 문화의 차이가 도드라진 게 원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방금 한국에서 성공한 일본 게임이 거의 없다고 하셨는데 반대로 한국에서 대박 난 게임이 중국, 일본에서 대박 난 사례가 있는가 하면 거의 없습니다. 일본에서는 '세븐나이츠'가 거의 유일한 정도죠.
그렇다면 한국이 게임을 못 만드는가 트렌드가 나와있을때 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럼 왜 대박을 못 내는가 하면 앞서 말한 게임을 대하는데 문화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이른바 코어 RPG가 주류로 자리 잡았지만 일본은 그렇지 않습니다. 한 손으로 즐기기 편하게 세로형의 가벼운 게임들이 주류죠. 여기부터 이미 받아들여지지 않는 겁니다. 양손과 한 손, 차이가 있죠.
그리고 목적도 다른 편입니다. 일본은 수집형 RPG가 강세인 데서 알 수 있듯이 수집하는데 재미를 느끼지만, 한국은 강해지는 데 초점이 맞춰집니다.
이렇듯 같은 게임이지만 그 게임을 대하는 유저들의 생각이 다른 만큼, 최근에는 일본에서 서비스하는 게임이 한국에 퍼블리싱을 구할 때 '아예 리소스를 줄 테니 한국 시장에 맞게 컬쳐라이징(문화화) 해줄 수 없냐?'는 얘기까지 할 정도입니다. 아무래도 일본 게임은 세로형이 많은데 국내에선 가로형을 선호하니 아예 뜯어고쳐달라는 거죠.
▲ 일본은 세로형 게임이 오래전부터 대세로 자리잡혔다
Q. 아까 전에 '이누야샤 모바일'에 대한 얘기를 하셨는데, 올해 출시를 앞둔 신작인가요?
예, 만화 '이누야샤'를 원작으로 한 '이누야샤 모바일'입니다. 핵심 타이틀로 개발하고 있고요. 올해 말, 내년 초쯤에 일본에 서비스할 예정입니다. 그 외에는 동남아 시장을 타겟으로 해서 예전에 유행했던 '곤'이라는 공룡이 만화를 기반으로 한 러닝 게임도 개발 중입니다. 아, 참고로 '이누야샤 모바일'의 경우 저희가 직접 개발하는 건 아니고요. 타 회사에서 개발하고 있고 저희는 프로듀싱을 하는 쪽입니다.
Q. 국내 개발사들에게 IP와 관련해서 해줄 수 있는 조언이 있다면?
한국의 경우 IP의 힘이 그리 크지 않다고 한 바 있습니다. 그보다는 콘텐츠나 시스템이 받쳐줘야 한다는 거였는데요. 하지만 글로벌 서비스를 생각한다면 좀 달리 접근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가까운 나라인 중국과 일본의 예를 들어 말하자면 우선 공통으로 원작 IP를 활용한 게임에 큰 관심을 보입니다.
우선 게임을 소개할 때도 이것저것 소개할 필요가 없이, 어떤 IP를 썼다고 하면 우선 한번 보자고 할 정도입니다. 저희가 개발하고 있는 '이누야샤 모바일'도 그랬습니다. 딱히 대대적으로 알린 것도 아니었는데 중국 개발사에서 관심을 갖고 연락을 줬습니다. 이게 바로 IP가 가진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모바일 시장은 점점 포화 상태로 치닫고 있고 다양한 게임이 나오고 있지만, 앞으로는 그 시장에서 IP를 활용한 게임들이 성과를 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 면에서 한국 개발사에서도 점차 IP를 활용한 양질의 게임을 개발하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Q. 끝으로 디즈아크의 향후 계획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저희 디즈아크는 IP를 활용해 디지털 상품을 만드는 회사로서 단순히 한국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를 상대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인데요. 이전부터 IP를 기반으로 한 일본 게임을 개발, 서비스하다 보니 이에 대한 노하우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이런 노하우를 통해 한국 개발사와 긴밀히 협력해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다양한 콜라보를 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그럼으로써 한국의 IP를 세계에 소개하는 데 일익을 담당하는 것이 저희의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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